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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서귀포] 김환 기자= “으악!”
훈련장 곳곳에서 탄식 소리가 들려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는데, 코칭스태프의 재촉은 계속된다. “더, 더, 더! 선 밟고 뛰라고.” 8일 제주 서귀포시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훈련 모습이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이날 깜짝 체력 테스트를 했다. 선수들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부쳤다. 오후 훈련에 체력 테스트를 한다는 사실은 점심 식사 이후에야 선수단에 퍼졌다. 선수들은 갑작스러운 체력 테스트 소식에 크게 당황했다.
훈련장에 가장 먼저 들어온 연제민(22, 수원삼성)은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다가 체력 테스트를 안내하는 기계음, 일명 ‘삑삑이’가 들려오자 깜짝 놀랐다. 연제민은 “저 소리는 들을 때마다 긴장이 된다. 2013년 20세 월드컵에 가기 전에 해보고 2년 만이다”고 했다.
올림픽팀은 IRT(Intermittent Recovery Test)라고 불리는 이번 체력 테스트를 통해 선수들의 최대 능력치를 확인했다. 20m의 거리를 맨 처음에는 13km/h의 속도로 달려 왕복한다. 왕복 합계 40m를 5초 정도 안에 들어오면 된다. 그 수치는 점점 올라 20km/h까지 이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리 뛰어야하는 테스트다. 선수 대부분이 시즌을 끝낸 뒤 1~2주의 휴식을 취하고 합류했기 때문에 현재 체력을 점검하기에는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선수단은 두 팀으로 나뉘었다. 30회가 넘어서자 A팀 16명 중 절반 이상이 떨어져나갔다. 골키퍼 4명은 초중반에 모두 탈락했다. 시간이 흐르자 선수들의 외마디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다리는 풀렸고, 반환점에서 몸을 돌릴때마다 곡소리가 났다.
코치들의 재촉은 심해졌다. 선수들이 반환점의 라인을 밟지 않고 돌아가자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코칭스태프 가운데서는 신태용 감독이 분위기를 띄웠다. 신 감독은 “야, 야, 선 안 밟고 가면 탈락이다. 너희들은 흰색 선 안보이니”라며 껄껄 웃었다.
결국 A팀에서는 감한솔(22, 대구FC)이 48회를 왕복해 최종 승자가 됐다. 마지막 회차에서는 다리가 풀려 어정쩡한 모습으로 최종 라인을 통과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B팀 선수들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감한솔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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